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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화장사

2011-06-26 21:48:12 2




6월의 나무에게

                                                         카프카

나무여, 나는 안다.

그대가 한곳에 머물러 있어도

쉬지 않고 먼길을 걸어왔음을



고단한 계절을 건너와서

산들거리는 바람에 이마의 땀을 씻고
 
이제 발등 아래서 쉴 수 있는

그대도 어엿한 그늘을 갖게 되었다.

산도 제 모습을 갖추고

둥지 틀고 나뭇가지를 나는 새들이며

습윤한 골짜기에서 들려오는

맑고 깨끗한 물소리는

종일토록 등줄기를 타고 오르며

저녁이 와도 별빛 머물다가

이파리마다 이슬을 내려놓으니

한창으로 푸름을 지켜낸 청명은

아침이 오면 햇살 기다려

깃을 펴고 마중 길에 든다.



나무여, 푸른 6월의 나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