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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2011-06-21 17:36:47 2


                                                                                     바닷가에서


 


                                                                                                타고르


 


아득한 나라 바닷가에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가없는 하늘 그림같이 고요한데,

물결은 쉴 새 없이 남실거립니다.

아득한 나라 바닷가에

소리치며 뜀뛰며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모래성 쌓는 아이,

조개 껍데기 줍는 아이,

마른 나뭇잎으로 배를 접어

웃으면서 한 바다로 보내는 아이,

모두 바닷가에서 재미나게 놉니다.



그들은 모릅니다.

헤엄칠 줄도, 고기잡이할 줄도,

진주를 캐는 이는 진주 캐러 물로 들고

상인들은 돛 벌려 오가는데,

아이들은 조약돌을 모으고 또 던집니다.

그들은 남모르는 보물도 바라잖고,

그물 던져 고기잡이할 줄도 모릅니다.



바다는 깔깔거리고 소스라쳐 바서지고,

기슭은 흰 이를 드러내어 웃습니다.

사람과 배 송두리째 삼키는 파도도

아가 달래는 엄마처럼,

예쁜 노래를 불러 들려 줍니다.

바다는 아이들과 재미나게 놉니다.

기슭은 희 이를 드러내며 웃습니다.



아득한 나라 바닷가에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길 없는 하늘에 바람이 일고

흔적 없는 물 위에 배는 엎어져

죽음이 배 위에 있고 아이들은 놉니다.

아득한 나라 바닷가는 아이들의 큰 놀이텁니다

(양주동 옮김)